애기단풍 손 내미는 곳
비교적 덜 알려진 관광지나 자연경관을 찾아보고 그 아름다움에 무척 놀라게 되는 경우가 있다. 숨겨진 나만의 비밀 장소를 찾은 것 같은 즐거움으로 더욱 소중한 장소가 된다. 순창의 명산 강천산의 느낌은 작은 금강산을 찾아가는 기분이다. 전국 여느 곳의 명산에 견주어 모자라지 않는 비경을 간직하고 있다. 차분한 오솔길을 따라가는 산행은 숨겨진 비밀 장소를 찾아가는 느낌이다.
신라 도선국사가 지었다는 산의 이름은 풍수지리상 옥을 굴리는 아름다움을 지닌 계곡이란 뜻을 가진다. 산에서 흘러내리는 두 곳의 물줄기는 섬진강과 영산강을 만드는 뿌리가 되는 곳이다. 산행의 입구에서 만나는 병풍폭포의 모습은 예사롭지 않은 강천산의 아름다움을 알려주듯 기암절벽에 병풍을 치듯 넓은 물살을 흩날리며 떨어진다. 40여 미터 높이에서 떨어지는 두 갈래의 시원한 물줄기는 이곳에 몸을 씻는 사람의 지나온 잘못을 씻어준다는 전설이 있는 곳이다. 여분의 옷을 준비하였다면 하산 길에 물줄기에 몸을 맡기고 산행의 피로를 풀어주면 더욱 좋다.
용소에서 시작해 580m 높이의 강천산 정상까지 1㎞ 남짓의 산행을 하면 계곡을 가로지르는 현수교를 건너게 된다. 50m 높이로 하늘을 가르듯 놓여 있는 구름다리는 눈 아래로 강천산 전체를 담는 아찔하고 아름다운 경관이 펼쳐지며 무서움을 잊게 만든다.
가파른 산행길 끝에 나타나는 정상의 전망대는 산성산과 광덕산이 어우러지는 주변 경관을 시원하게 한눈으로 담는 곳이다. 강천산 깊은 곳으로 호수처럼 맑은 물을 담는 저수지를 지나 돌아오는 길에 삼한시대 이 땅을 지킨 아홉 장군의 영혼이 서려 있다는 구장군폭포의 장관을 만난다.
여느 곳의 단풍보다 진한 빛을 오래 간직한다는 애기단풍의 붉은 빛이 어우러지는 가을 산행이라면 폭포의 아름다움은 더욱 빛난다. 구장군폭포에서 입구까지는 건강에 좋다는 맨발산행이 가능한 고운 모래 길이다. 매표소 근처에 마련된 작은 주머니에 신발을 담고 자연을 느끼며 부드럽고 여유로운 산행을 즐기기에 좋다.
(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할 국내 여행 1001, 2010. 1. 15., 마로니에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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